석미石眉 이유길

사는 일에 얽매여 조금 늦게 입문한 조각가의 길은 생각과 달리 좌절감에 휩싸이게 할 때도 많았다. 그래도 자신에게 무수히 경책을 던지고 부단하게 정진하며 작업에 몰입했던 탓 인지 많은 이들의 격려와 시선을 받으며 작업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작품에 담긴 명상적인 요소들 때문인지 전국 많은 사찰에 소장되는 기쁨 얻었는데 그것을 큰 행운으로 여긴다. 그동안 여러 번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지금은 이제 막 이름 붙인 석미화안당에서 30년 훨씬 넘게 걸어 온 전업작가의 길에 더 열렬한 힘을 쏟고 있는 중이다.

Lee Yugil (b. 1952) is a sculptor based in Korea mainly creating works with bronze. He started his art career as a Buddhist sculptor and has become known by it. Despite the reputation he has also been making an attempt to expand his works on nonreligious and popular category. He lives in Yangpyeong, peaceful rural area running his own gallery.

李有吉(生1952年)是一位居住在韩国的 雕刻家/塑造家, 他主要创作青铜作品。他在1980年代初开始了作为佛教艺术家, 许多作品让知道他的名字 包括童子僧系列。 除了获得声誉的佛教艺术品外,他还创作了许多非宗教性的艺术作品。 目前,他住在1个宁静祥和的乡村 杨平 在那里他致力專注在作品创作上

イ ユギルは 1952年生れの韓国人彫刻家だ. ブロンズの作品を主にする彼は80年代初め仏教美術家として活動を始めた. 雛僧シリーズを含めた多数の作品で名を得てから独りそれだけにとどまらず非宗教的な大衆性を持った作品も多数作って来た. 現在, 彼は静かな田舎町のヤンピュンで自分のアトリエを運営している.

♣ 작가수첩

요즘 들어 부쩍 등 뒤에 두고 온 발자국들 돌아보게 된다.
그 발자국 마다 속속들이 숨어 있을 내 모든 것들이 그립다.
은근히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하다. 실은 눈물이 난다.
나이 들어가는 것이라 해도 좋다.
나를 바라보는 일인데, 지금이라도 잊지 않고 내 안을 음미해 볼 수 있어서 한 없이 기쁘다.

돌아보니 그 땐 일상적인 일이며 작업하는 일에도 그랬었다.
의식의 번뜩임만을 추구했었고 진한 고집스러움만을 내세웠었다.
그렇다고 그것들이 티끌 같은 것들이었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다만 어떤 완전한 것에 너무 매달려 있었다는 사실이다.

무엇이든 의도되지 않고, 깊은 원천에서 흘러나오고 새어나오는 것들이 중요하다.
그렇게 응집된 존재야말로 진정한 완성체인걸 이즈음에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다.
바로 이런 깨달음이 내가 앞으로 내딛어야 할 발걸음임을 나는 알고 있다.
그래서 부끄럽지 않게 행복한 마음으로 내 금생의 인연들에게 펼쳐 보인다.
내 등 뒤에 아득하게 쌓여있는 저 발자국들의 희노애락 전부를.

이유길